'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를 기대했지만 내가 본건 결국 '더 문'이었다.
★★★☆☆
내가 처음 이 영화를 알게 된건 아주 짧은 예고편이었다. 스마일 이모티콘이 그려저 있는 기계가 무뚝뚝하게 '아이 돈 노우' 라고 말하는 장면이 아주 머릿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시간도 없고 해서 결국 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한번 쯤 꼭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를 차지 하게 되었다.
결국 보게된 영화.
보면서 어째서인지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 의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만 그랬을까? 곳곳에 눈에 띄는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오마쥬들.. 심지어 포스터 마져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 의 한장면과 흡사하다.
육각형의 통로며 우주복의 디자인마저 흡사한데. 나만 그런 것인지... 사실상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의 오마주가 없는 SF영화를 찾는것이 더 힘든게 사실이지만 이 영화는 전체적인 캐릭터 포맷이라던지 분위기라던지 디자인등이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을 연상하지 않는것을 힘들게 한다.
특히 바로 저 인공지능 통칭 '거티'.
목소리 톤, 풍겨오는 이미지 전부 'HAL2000'이다. 아마 제작자도 그 점을 의식한듯 다르게 만든 부분이 있는데 영화를 보다보면 그 둘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것 같다.
이것은 여담인데 해외에서는 이 거티의 인기가 상당한 듯 보인다. 여러 팬아트와 이미지들이 상당하다.
이 영화는 꽤나 높은 몰입감을 보여주고 있다. 진행은 지루한 듯 하지만 창백한 달의 모습에 점차 빠저들게 된다. 초반 도입부는 내가 지금까지 말해왔듯이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과 흡사한 분위기와 전개를 보여주는데 중반부의 큰 반전이 일면서 이 영화는 자기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게 된다.
나는 그 부분에서부터 이 영화에게 실망감을 느꼈다. 나는 예고편을 보고 그리고 초반부의 분위기로 보아 어떤 긴장감을 줄것인지 기대하고 잇었는데. 글쎄 그들의 반응도 왠지 어색하게 느껴졌고 몰입되지 않았다.
영화는 점차 내 기대와는 상반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달의 창백함과 우주의 공허함 속에서 그 둘 사이의 왠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가 우주의 신비함과 인류 기원및 여러 가지에 자문자답을 반복하며 형형 색색의 비주얼 속에서 추상적이고 차가운 묘사를 하는 영화라고 봤을 때 이 영화는 창백한 색감 톤속에서 휴머니즘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다.
나는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를 기대했지만 '더 문'이라는 새로운 영화를 하나 보게 된 것.
내 기대와는 달랐던 영화에 조금 실망은 했지만 영화자체의 흐름은 훌륭했다.
곧 '그래비티'라는 영화가 개봉하는데 이 영화는 과연 어떤 시선에서 우주를 바라볼지 기대하고 있다. 사실상 이 영화도 그 기대감 때문에 본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한 비주얼 속에서 우주의 신비를 담아낼까?
공허함 속에서의 휴머니즘을 담아낼까?
아니면 새로운 시선을 창조해 낼까?
마치 '더 문'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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