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로움과 아름다움의 도시. <미드나잇 인 파리>
거장들과 함께하는 자정의 파리 산책. ★★★★☆
2013년 10월 18일 금요일 한국 영상 자료원에서 관람하게 된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 어째서 우디앨런이 거장인지 다시금 확인케된 영화 보고 나서도 샹송의 멜로디가 입과 머리에 남아 흥얼거리게 되는 영화. 파리의 잔상이 깊숙하게 자리하게 된 영화. 그리고 다시금 현실에 충실케한 영화. 바로 그런 영화다.
이 영화는 인트로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무려 4분 가까이 샹송이 흐르며 파리의 전경을 나열하는 식인데 이 장면만 때고 보게된다면 파리 호텔에서나 틀어줄만한 홍보 영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적나라하게 파리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그리고 관객들로 하여금 파리로 빠져 들게 한다.
또한 하나 놀랐던 것은 이 영화의 주연이 오웬 웰슨이었는데 사실 그렇게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었다. 하지만 꽤나 젊었을 적의 우디 앨런을 잘 재현한 듯한 느낌이어서 괜찮았다. 평소 오웬이 맡은 역활의 능글맞고 칠칠치 못한 느낌 보다는 정말 파리의 환상에 빠진 할리우드 각본가와 같은 느낌? 어리숙하면서도 굉장히 부드럽게 잘한것 같다.
이 영화의 또다른 관람 포인트는 색다른 거장들을 재현하는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것. 헤밍웨이, 달리, 핏츠제럴드 등 작가나 예술가라면 필히 동경했을만한 거장들의 모습들을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그들의 지나치게 인간적이고도 예술가 다운 면모를 보면서, 필히 그럴법해. 그 라고 이런쪽에서 까지 완벽하진 않았을 거야. 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2011년 5월 13일 스페인에서 최초 개봉한 이영화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2010년 들어 가장 아름다운 영화가 아닐까 싶다. 물론 3년 밖에 안지났지만. 그만큼 영상미가 수려하다. 그저 파리의 경관을 담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생각해보면 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지 상상이 간다. 극중 주인공의 말을 빌린다면 우주에서 가장 아름 다운 도시 일수도.
이 영화는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각본상으로 치밀한 구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각본이 안 좋은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이 영화의 각본은 뭐랄까 정말로 파리의 거리를 천천히 거닐며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의 영화. 약간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있지만 그곳에서의 이야기도 현대와 다를바 없이 그저 유유하게 흘러 간다. 감독의 황금시대의 판타지를 풍자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듯 하다.
또한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은 야외 신에서는 웨이스트 샷 이상이 거의 사용 되지 않더라는 것이었다. 파리의 경관을 보여주기 위한 감독의 또다른 장치일 것이었다. 그리고 열에 일곱은 롱테이크 였다. 화려한 컷전환 없이 구도 없이도 파리는 아름다웠다.
우디 앨런의 영화는 포스터조차 하나의 작품이 된다. 그의 또다른 작품 로마 위드 러브에서 보면 포스터에 마치 편지처럼 도장과 키스마크가 존재하는것을 볼수 있다. 위드 러브'with love'는 편지의 보내는 사람을 칭할때 주로 쓰는 표현인데. 과연 치밀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 파리의 강을 거니는 한 남자 그리고 뒤는 마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같은 유채화로 칠해져 있다. 이것은 한 남자가 자정에 파리 거리를 거닐지만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을 그의 이야기를 한폭의 포스터로 담아 놓은 느낌이다.
마치 앤디 워홀 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젊었을적 자신의 이야기를 상상력을 가미해 풀어낸 영화. 그러면서도 환상속에서만 빠져 산다면 현실을 놓쳐버리게 될것이란 이야기도 담고 있다. 물론 어느정도 비꼬면서 말이다. 우디 앨런의 영화는 유쾌하다. 매력적이다. 이 영화도 그렇다. 파리도 그렇다.
아름다웠던 시절을 동경했고 아름다운 도시를 동경했던
한 작가의 이야기